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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상 표현의 자유, 어디까지 허용해야 하는가

표현의 자유와 관련된 과거 논란과 대학생들의 의견

  • 2017-06-08 13:40
헌법에 명시된 ‘표현의 자유’는 언론이 자유롭게 보도할 수 있는 환경을 보장한다. 뿐만 아니라 개개인의 의사 표현을 보장하기도 한다. 이를 통해 민주주의 발전과 자유롭고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데 기여하지만, ‘표현의 자유가 어느 정도까지 보장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논란은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온라인 상에서도 뜨겁게 가열되고 있다. 바이트는 표현의 자유와 관련된 대표적인 논란들과 이에 대한 대학생들의 의견을 들어보았다.



인터넷이라는 날개를 단 표현의 자유
과거 오프라인에서만 가능했던 의사 표출은 인터넷의 발달로 인해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방식을 통해 실현이 가능해졌다. 미래창조과학부의 2016 인터넷이용실태조사에 따르면 2016년 전체가구의 75.3%가 가구 내에 컴퓨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88.5%가 가구 내에 스마트기기를 1대 이상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만6세 이상 인터넷 이용자 중 65.2%가 최근 1년 내에 SNS를 이용하였으며, 그 중 20대는 91.5%로 가장 높은 이용률을 보였다. 컴퓨터나 모바일 기기를 통한 인터넷 이용률 증가와 카카오스토리, 페이스북, 네이버 밴드, 인스타그램, 카페, 블로그 등 다양한 SNS 플랫폼을 통해 개인이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기회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 것이다. 

표현의 자유를 둘러싼 온라인상 논란들 
표현의 장이 넓어진 만큼 그에 따른 논란들도 증가했다. ‘온라인 상에서 표현의 자유를 어디까지 허용해야 하는가’에 관한 것들이다. 논란의 대표적인 예가 ‘미네르바 사건’이다. 2008년 온라인 포털 ‘다음’에서 ‘미네르바’라는 필명을 쓰던 한 남성이 ‘국내외 경제 동향 분석예측’에 관한 280여 건의 글을 게시했다. 그는 리먼브라더스 파산 사태를 예측하는 등 한국 경제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를 예측했다. 이 외에도 그가 예측한 것들이 맞아떨어지며 많은 누리꾼들은 그의 글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이후 그가 외환 위기로 환전 업무가 중단되었고 정부가 달러 매수를 금지하는 긴급 공문을 발송했다는 내용의 글을 올리자, 검찰은 공익을 해칠 목적으로 인터넷에 허위 사실을 유포한 혐의(전기통신기본법 제47조 제1항 위반)로 그를 구속했다. 그러나 법원은 이듬해 미네르바가 ‘허위의 사실’이라고 인식하면서 해당 글을 게재했다고 보기 어렵고, ‘공익을 해할 목적’이 있었던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이후 미네르바가 전기통신기본법 제47조 제1항이 위헌이라며 헌법 소원을 제소했다. 헌법재판소는 해당 조항에 대해 ‘공익’의 의미가 불명확하고 추상적이며 어떠한 표현행위가 ‘공익’을 해하는 것인지는 개인의 가치관이나 윤리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해당 조항이 표현의 자유에서 요구하는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하여 위헌 판결을 내렸다. 또한 보충의견을 통해 이 조항이 실질적 위험이 없는 허위 표현마저 규율함으로써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한다고 덧붙였다.

표현의 자유를 둘러싼 논란은 개인과 국가기관 뿐만 아니라 개개인 사이에도 발생한다. 그 논란 중 대표적인 사례는 ‘진중권-변희재 듣보잡 사건’이다. 2009년 1월 비평가 진중권씨는 진보신당 인터넷 게시판에 “가엾은 조선일보”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했다. 해당 글에서 그는 시사평론가 변희재씨를 ‘듣보잡’(‘듣도 보도 못한 잡것’이라는 의미의 인터넷 신조어)으로 지칭하며 비난했다. 같은해 진중권씨는 인터넷 블로그와 진보신당 게시판을 통해 같은 표현을 쓰며 변희재씨를 비난했다. 이후 변희재씨는 진중권씨를 고소했고 이듬해 2월 재판부는 진중권씨의 모욕죄와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죄 위반을 인정해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이에 진중권씨가 “모욕죄는 명확성 원칙에 위반되고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규정”이라며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지만 기각되었다. 이후 그가 낸 헌법 소원에서도 헌법재판소는 “모욕적 표현으로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는 금지할 필요성이 있고, 모욕죄는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 형사처벌이 가능한 점, 법정형의 상한이 비교적 낮은 점, 형법은 정당행위 규정을 통해 표현의 자유와 명예보호 사이에 적절한 조화를 도모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해당 법조항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고 말하며 합헌 결정을 내렸다. 

표현의 자유, ‘조건부적 허용vs완전히 허용’
위의 두 대표적인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이 명확하게 표현의 자유 허용 기준을 내리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그렇다면 대학생들은 표현의 자유에 대해 어떤 의견을 갖고 있을까. ‘표현의 자유의 허용 범위가 어디까지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김연주(25)씨는 “타인의 인격을 모독하지 않는 선에서 표현의 자유가 허용된다고 생각한다. 악의적이고 모욕적인 언사를 표현의 자유로 포장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라며 조건부적 허용을 주장했다. 홍석민(25)씨도 마찬가지로 “표현의 자유의 범위는 타인의 자유와 권리를 침범하지 않는 선에서 멈춘다. 헌법과 세계인권선언에서 규정했듯이 개인의 권리는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아야 한다”며 비슷한 의견을 제시했다. 이어 “과거와 달리 현재는 개인의 표현의 행위를 대놓고 억압하는 경우는 찾기 힘들다. 그러나 SNS와 여타 온라인 커뮤니티 상에서 표현이나 의견을 자유롭게 표출한 만큼 그에 따른 비판적인 의견들은 수렴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종대(24)씨는 “표현의 자유에 굳이 경계를 둬야 한다는 것에 대해 의문이 든다. 오랜 기간동안 표현의 자유가 너무 억압받았기 때문에 훨씬 자유로워져야한다고 생각한다”며 표현의 자유를 더 보장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SNS를 비롯한 온라인 상에서의 표현의 자유에 대해 “온라인상에서 익명성을 바탕으로 표현의 자유를 넘어서는 모욕이나 비방이 빈번히 발생하는 것 같다. 인터넷 윤리 교육을 통해 표현의 자유와 인격권 침해의 경계를 인지시켜야 한다”며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황은정(25)씨는 “듣는 대상이 불쾌감을 느낀다면 표현의 자유가 제한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표현의 자유의 절대적인 제한선에 관해서는 “특정 표현에 대해 개개인이 느끼는 의미나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절대적인 선은 존재할 수 없다”라며 기준점의 모호성을 주장했다.

마찬가지로 절대적인 제한선에 관해 안희민(25)씨는 “표현의 자유의 절대적인 제한선은 존재하지 않는다. 거시적으로 지역이나 문화간의 표현의 자유를 바라보는 관점 차이가 존재할 것이고 미시적으로는 개개인마다 다른 관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온라인상에서 표현의 자유에 대해서는 “SNS는 개인적인 공간이기에 개인적인 글, 사진, 영상 등을 게시해도 문제 될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특정 개인 혹은 특정 집단을 대상으로 한 모욕이나 비난은 대상의 존엄성을 무시하는 것이므로 제한되어야 한다”며 온라인 상 표현의 자유에 일정 제한선을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온라인 지도는 매 순간 확장되고 그에 따라 개개인이 의사를 표출할 수 있는 표현의 창구 역시 증가하고 있다.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것과 표현으로 인한 피해나 부작용 등을 막는 것 역시 중요하다. 그러나 그 표현의 자유를 허용하는 선을 명확하게 구분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성숙한 의사소통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이는 반드시 더 깊이 다뤄져야 할 문제이다.


김민환 학생기자(한국외국어대 스칸디나비아어4, dngkglgkglgk@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