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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터디, 출석 스터디, 진도스터디…노량진의 다양한 스터디족

공시생, 자기와의 싸움을 이겨낼 수 있도록 ‘관계’ 형성해

  • 2017-06-23 13:28
공시생들의 스터디 모임은 단순히 ‘공부’만을 위한 모임이 아니다. 스터디 모임이라는 이름 아래에서 쳇바퀴처럼 반복되는 하루 중 일부를 서로 공유한다. 청년들은 이 모임을 통해서 공부뿐만 아니라 자신의 일상을 공유하고, 대인관계를 맺기도 한다. 노량진에서 ‘열공’ 중인 청년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노량진 공시생 2년차 진주 양의 이야기(EP)
유난히 눈을 뜨기 힘든 아침이었다. 기상 스터디 모임을 함께 하고 있는 학원 친구들의 모닝콜 덕에 간신히 일어날 수 있었다. 기상을 인증하는 메시지를 생활 스터디 톡 방에 올리고 학원에 도착했다. 꾸벅꾸벅 졸다보니 오전 수업은 순식간에 지나갔다. 점심은 밥터디 친구들과 함께 했다. 확실히 밥터디를 시작하고 난 뒤부터는 점심시간이 지루하지 않다. ‘공부는 얼마나 했냐’ 등 거의 매일 비슷한 내용이지만 서로 대화도 오고가니 그나마 살아있는 기분이다. 내일은 진도 스터디 모임이 있는 날이라서 오후에는 기출문제를 10장이나 풀어야했다. 어제 귀찮아서 미루었더니 오늘 해야 할 양이 참 많네… 이젠 매일매일 꾸준히 풀어야지. 합격까지 힘내자 진주야! 

스터디 모임의 분화! 
밥터디, 출석 스터디, 진도 스터디… 다양한 유형과 종류들
과거 ‘스터디 모임’이라고 하면 단순한 study, 즉 공부를 함께 하기 위한 모임이었다. 그러나 오늘날의 노량진을 들여다보면 일반적인 스터디가 아니라 다른 것을 목적으로 하는 모임도 많이 있다. 밥을 함께 먹는 밥터디, 출석 체크를 하는 출석 스터디, 아침 기상을 서로 확인하거나 깨워주는 기상 스터디, 아예 하루 일과표를 맞춰서 동일하게 생활하는 생활 스터디, 매일 매일 꾸준한 공부를 위한 진도 스터디 등 그 종류도 다양하다. 각각의 스터디는 외로운 혼밥의 길을 함께하는 밥 친구가 되기도 하고, 혼자서 공부 하다보면 자칫 나태해질 수 있는 상황을 막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모두 공부로 시작하여 공부로 막을 내리는 공시생들의 하루에 특화된 모임들이다. 

각종 스터디 모임의 가입목적은 결국 ‘공부’보다 ‘관계’
공시생의 길은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라는 말이 있다. 노량진에 들어간 후 외부와의 단절과 고립으로 인한 외로움이 공시생을 힘들게 하는 또 다른 요인이 된다. 이 외로운 싸움을 이겨내야만 비로소 ‘합격’을 얻어낼 수 있는 것이다. 사람과의 소통과 대화가 그리운 학생들은 각종 스터디 모임에서 같은 처지의 사람들과 유대감을 쌓는다. 노량진 2년차 오정주(23)씨는 “내가 처음 스터디 모임에 들어갔던 것도 사실은 혼자 공부하기 외로워서였다” 라고 말했고, 박해조(23, 공시생 6개월 차)씨는 “밥터디 같은 경우도 어차피 모두 혼자이고 외로우니까 밥이라도 같이 먹자는 마음에서 시작되는 것”이라며 동의했다. 

노량진 학생 “흔한 경우는 아니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해요!”
스터디 모임은 해당 강사가 직접 학생들을 모아 결성해주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 밖에 게시판 공고나 인터넷 카페 공지를 이용해 학생들이 스스로 멤버를 모으기도 한다. 오늘날 새로 생겨나고 있는 신(新)유형의 스터디 모임들은 후자의 경우가 대부분이다. 오씨는 “아마도 그래서 아직까진 일반 스터디 모임이 대다수인 것 같아요. 비슷한 입장인 거 다 알고 있지만, 먼저 나서서 ‘나랑 모임 하나 할래요?’하는 용기가 없는 거죠”라며 특수 목적의 스터디 모임은 아직까지 흔한 경우는 아니라고 말했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이런 모임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같이 공부하면 못 견디고 노량진을 나가는 사람들도 줄어들고, 이 황량한 노량진도 그나마 사람 사는 곳 같아지지 않을까요?”라고 웃으며 개인적인 소망을 덧붙였다. 

김지원 학생기자 (가톨릭관동대 경찰행정학4, z0196559@naver.com)